청년 세대를 대표하여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에 노측으로 참여하는 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유니온은 최저임금 캠페인 캐치프레이즈로 "평범한 삶을 위한 평등한 최저임금"을 내세웠습니다. 사측이 일부 업종, 혹은 규모에 따라서 최저임금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에 대해 단호한 거부를 밝힌 것입니다. 청년의 노동은 사측이 차등 최저임금을 주고자 하는 일자리의 비중이 높기에 청년대표로서 당연한 입장입니다.
여기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평범한 삶을 위한 평등한 최저임금"에서 "평범함"이란 단어입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는 역대 대한민국 청년 중 가장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평범함과 거리가 먼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는 청년의 "평범한 삶"이란 단어를 보고 떠올리는 올바른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안 모델은 1997년 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통해 확실히 대부분의 시민에게 있어서 환상이 되었습니다. 청년 세대의 삶을 가르는 큰 축인 일자리의 유형에 있어서, 현 세대는 사측의 편익, 법의 사각지대 등등이 켜켜이 쌓여서 탄생한 비정규직 혹은 플랫폼 노동등으로 갈라져있습니다. 이런 양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청년 대표가 "평범한 삶"을 소환하는 것은 청년 세대 외부적으로 꽤 유효할 것입니다.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의 취직난 등에 대하여 크기는 다를 수 있으나 어느정도의 부채의식은 공유하고 있을 거라는 추측이 맞아떨어진다면 말입니다. 취직난으로 집에서 노는 청년은 기성세대에 있어서 내 자식일 수도, 친구의 자식일 수도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청년 세대에 제시했던 모범 모델이 붕괴한 현 상황에 청년이 외치는 "평범한 삶"의 복원은 기성세대의 마음의 빚에 큰 울림이 있습니다.
청년 세대 내부적으로도 "평범한 삶"의 호출은 효과적입니다. 청년세대는 각자 생계의 수단인 직업으로 인한 삶의 모습이 다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대지만, 적어도 노력한 만큼 먹고살 수는 있어야한다는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선 두 번의 비 민주당 정권에서의 청년 푸대접은 가장 먼저 종류를 불문한 모든 부분에서 청년의 처우 악화를 강요해왔고, 그에 대한 반발은 투표율 증가와 투표 성향 변경으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평범한 삶을 외치는 청년 대표의 캐치 프레이즈는 청년층에게 '네가 잃어버린 것을 나서서 찾으라'라는 메세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간절한 청년의 목소리에 당정청이 반응해야합니다. "평범한 삶"을 외치는 전략은 결국 가장 급진적이고 가장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다수의 지지를 얻고 그를 기반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다수자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반응이 늦는다면 20년 집권, 100년 정당 모두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의 상승만이 답은 아닙니다. 까다로운 산업재해 인정 조건의 완화, 비정규직으로라도 고용되어야 할 노동자가 외주 용역 계약으로 우회함으로써 생기는 사회안전망 탈락 문제, 청년에 특히 불공정한 거래 관행 시정, 불공정한 채용 비리 개선 등등...
갈 길이 멉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할 일이 많다는 것은 해결해내고 생색낼 수 있는 것도 많다는 뜻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청년정책에 대한 의지와 능력에 대해서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청년 乙을 위하여 좀 더 과감히 나서주셨으면 합니다.
-이종찬, <청년을지로> 편집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청년을지로분과위 수석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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